풍력타워 세계 1위 씨에스윈드 "매출 3조 도전"

입력 2023-10-23 17:59   수정 2023-10-24 00:48


풍력발전기타워 글로벌 1위 기업 씨에스윈드 김성권 회장은 요즘 국내보다 해외에서 지내는 날이 더 많다. 미국과 덴마크, 포르투갈을 거쳐 서울로 돌아온다. 칠순을 맞았지만, 매달 지구 한 바퀴를 발로 뛰는 열정은 여느 청년 못지않다.

지난 19일 서울 논현동 본사에서 만난 김 회장은 “블라트 인수는 회사가 한 번 더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씨에스윈드는 올 7월 40년 전통의 덴마크 기업 블라트를 인수했다. 블라트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등을 생산한다. 풍력발전은 크게 터빈, 타워, 하부 구조물로 나뉜다. 씨에스윈드는 블라트 인수로 풍력발전 기자재 분야 영향력이 더 커졌다.

인수와 관련해 곱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블라트가 풍력발전사 오스테드에 공급하기로 한 하부구조물 모노파일을 제때 납품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블라트의 공급 문제를 씨에스윈드가 보유한 기술력으로 정면 돌파했다. 그는 “블라트가 겪은 문제를 보니 용접을 제대로 못해 열 달 정도 납기 지연이 있었다”며 “한국의 용접 기술자들을 덴마크로 보내고, 납기 지연 문제도 조정해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블라트가 당면한 용접 실력 부족 문제는 거꾸로 씨에스윈드의 강점을 부각하는 요인이다. 씨에스윈드에 세계 최고 수준의 ‘K조선’ 신화를 그려낸 용접 전문가가 포진해 있어서다. 씨에스윈드는 작업장 한쪽에 용접훈련센터를 세워 역량 강화에 나서는 등 용접과 관련한 것이라면 아낌없이 투자했다. 김 회장은 “해상풍력 설비는 바닷물에서 20~30년을 견뎌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튼튼해야 한다”며 “우리는 HD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출신 용접공학 박사와 관련 기술 인력을 다수 확보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씨에스윈드는 미국과 베트남 등 7개국에 글로벌 생산법인을 설립해 풍력타워를 제작하고 있다. 유럽·북미 수요가 늘고 있어 포르투갈 생산공장을 증설 중이다. 김 회장은 “해상용 풍력 세계 시장은 연평균 30%씩 성장해 내년 2월 완공 예정인 생산 설비도 수요를 따라가려면 부족하다”며 “추가 투자해 부지를 더 확보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까지 씨에스윈드를 언급하는 등 관심을 보이면서 회사 실적도 오름세다. 지난해 매출 1조3748억원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씨에스윈드는 올해 상반기 매출 7659억원, 영업이익 663억원을 거뒀다. 블라트 인수 효과가 나타날 내년부터는 실적이 더 ‘점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 회장은 “내년에는 블라트에서 8000억원 정도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며 “타워 매출이 2조원 이상 나오면 내년 매출 3조원을 도전해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고금리 기조 탓에 친환경에너지 관련 산업 수익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씨에스윈드 주가도 상반기 고점 대비 40% 이상 내렸다. 김 회장은 주주환원책과 관련해 “무상증자 등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1989년 철구조물 생산업체인 중산정공을 창업한 김 회장은 풍력발전기 타워를 주력 제품으로 전환하면서 2006년 씨에스윈드로 사명을 바꿨다.

최형창 기자 ca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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